<영화>거미집 후기 리뷰
추석연휴 마지막 날 집에서 뒹굴거리기 아쉬워 영화관 나들이를 다녀왔어요. 1947보스턴을 볼까? 거미집을 볼까? 고민하다 '영화 속의 영화'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궁금한 마음이 조금 더 커서 거미집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거미집 영화 관람 후기와 약간의 스포를 포함한 리뷰를 적어볼까 합니다.
<영화 거미집 정보>
감독: 김지운 (대표작: 악마를 보았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장화,홍련/ 조용한 가족등..)
주연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크리스탈 등
<줄거리>
1970년대 꿈도 예술도 검열 당하던 시대의 성공적이었던 데뷔작 이후 뚜렷한 히트작이 없어 조롱과 악평의 대상이었던 김감독(송강호)은 촬영이 마무리 된 영화 '거미집'의 결말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주는 꿈을 며칠째 꾸고 있다. 꿈에서 본 그대로만 다시 찍으면 틀림없이 걸작이 탄생될 것 같은 예감. 그는 이틀 간의 추가 촬영을 계획한다. 그러나 대본은 심의에 걸리고 백회장(장영남)은 촬영을 반대한다. 제작사 후계자인 미도(전여빈)를 설득해 '거미집'의 출연진을 한데 불러 모아 촬영을 강행. 하지만 현장은 대본이 이해되지 않는 배우들과, 스케쥴이 꼬여버린 여배우의 불만, 검열 담당자의 갑작스러운 방문등으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가는데.. 과연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된다'고 믿는 김열 감독의 계획은 완성될 수 있을지..
<거미집 후기>
유튜브를 통해 거미집에 대한 리뷰나 시놉시스는 워낙 다양하게 나와 있기에 어느정도 줄거리와 정보는 들어본지라 사실 그리 기대하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스케일 큰 재난영화나 범죄 스릴러물을 좋아하는지라 뭔가 소소한 스토리일 것 같은 혼자만의 생각에 별 생각없이 예매한 영화예요. 시대상에 대한 이야기도 딱히 흥미가 없는 사람이구요.
일단 거미집을 촬영하는 김열(송강호) 감독이 이미 다 찍은 영화의 결말을 대체 어떻게 바꿔 가는지 그 스토리가 궁금하긴 하더라구요. 그래서 보게 된 영화 '거미집' 제가 느낀 개인적인 생각들을 풀어보겠습니다.
송강호 배우는 배우인지 감독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그 시대 영화감독의 애절한 열정, 영화에 대한 간절함을 기가막히게 표현하고 있음이 절절히 느껴졌어요. 70년대 영화감독들은 창작에 대한 자유로움을 시대적 배경에 의해 어느정도 차단당하고 검열당하던 시절이었던 만큼 그것을 뛰어넘는 대처들이 제법 코믹하면서도 나름 유연하게 풀어간 것 같아요.
김열감독(송강호)에 의해 한자리에 다시 모인 배우들이 처음에는 이런 저런 이유들로 불만들을 토로하지만 결국에는 영화의 완성을 위해 자신의 배역에 몰입되어 가는 과정을 보며 역시 '배우는 배우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시대의 분장 스타일도 찰떡이지만 70년대 성우 더빙판 같은 발성들 또한 어쩜 그리 소화들을 잘 하는지... 배테랑 배우들이야 그렇다쳐도 영화배우로 데뷔한 정수정(크리스탈)의 비중이 꽤 큰 편인데 이질감없이 조화로워서 솔직히 놀랐답니다. 아이돌 시절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배역을 잘 소화해 낸 것 같고 좋은 배우로 성장해 나갈 에너지가 충분하다고 느껴졌어요.
중간중간 오정세 배우의 코믹적인 요소들과 송강호 배우의 시크하게 한마디씩 던지는 대사들이 깨알 재미를 충분히 느끼게 해주었답니다.
스포있음 주의!!!!
영화속 현실은 컬러로 김열 감독이 찍는 거미집에 대한 장면은 흑백으로 촬영되어 두 배경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게 이루어 지고 있는데요 도대체 김열 감독은 과연 영화의 결말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해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전개가 독특하게 펼쳐집니다. 김열감독(송강호)이 찍고 있는 영화인 거미집에 대한 내용을 짧게 소개하자면 공장을 크게 운영하는 남편의 불륜사실을 목격하고 남편에 대한 복수로 남편을 불구로 만든 여자 (박정수), 그녀의 아들 (오정세)또한 아버지를 닮아 대단한 바람둥이죠. 아내(임수정)를 두고 공장에 새롭게 들어온 신입직원(크리스탈)과 바람을 피웁니다. 이 집안에 대한 복수심으로 아내 임수정은 시어머니도 남편도 죽입니다. 이 때 크리스탈이 등장하고 두 사람은 이 집안의 돈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금고 열쇠를 두고 대치하는 상황. 금고를 손에 쥐게 된 크리스탈이 금고를 여는 순간 금고안에 있던 대왕 거미의 등장!! (쌩뚱맞죠? 그치만 영화를 보시면 거미가 왜 거기서 등장하는지 이해가 가는...^^) 영화 내내 "난 거미가 너무 싫어!!"를 외쳐대던 크리스탈은 얼굴에 들러붙은 대왕거미를 피하다 그만 2층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죽게됩니다. (김열 감독의 영화속에서는 다 죽네요 등장인물이)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지 모를 만큼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이 집을 방문한 의문의 여자(사모님을 찾아대는거 보니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인가 싶은..) 그녀는 이 집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김열 감독의 영화는 끝이납니다. (그녀가 목격한 그 충격적인 장면이 김열 감독이 그리도 꿈꾸던 결말이었던것이겠죠..)
과연 김열감독(송강호)은 이 영화를 통해 어떤 평가를 받게 되었을까요? 그가 꿈꾸던 대로 걸작의 탄생이었을까요?
영화를 보는 동안 결말이 예측이 안 될 정도로 너무 궁금했어요. 거미집 속 등장인물들이 죽으면서 집에 불이 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찍으면서 김열감독의 영화필름이 다 타버려서 무용지물이 되버리는건 아닌지, 김열감독 또한 선배 신감독(정우성)처럼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반쯤 정신이 나간체 불구덩이 장면을 찍다 같은 방법으로 죽게 되는건 아닌지 별 상상이 다 들었답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결말은 김열감독 본인의 의지대로 바뀐 결말로 우여곡절끝에 무사히 영화촬영을 마치게 됩니다. 그리고는 많은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받게 되는 영광의 순간을 맞이하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는 도대체 무얼 말하고 싶은 것인지, 이야기를 대체 어떻게 풀어가려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스토리를 어쩜 이리 깔끔하게 뽑아 낸 건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영화의 스토리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영화속의 영화를 촬영하는 김열감독(송강호)이 찍었던 거미집의 원래 결말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바뀐 결말이 나름 신의 한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결말 잘 바꿨다!!!!!!!!!!!!!) 나름 신선한 충격이면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로 흘러가는 스토리에 김열감독의 "결말을 다시 찍어야 한다는" 그 꿈이 참 탁월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케일이 큰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속 배우들의 열연과 그시대의 분장, 시대상, 깨알 대사들까지 충분히 볼거리 즐길거리로 두시간을 만족시켜 주는 영화 "거미집"에 대한 리뷰였습니다. 리뷰를 보시고 흥미가 느껴지신다면 극장 예매 고고~!! 해보시는건 어떨런지요?... 이상 거미집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사진출처-네이버